호빗족이 되어 평화로운 샤이어에서 살아보는 것은 모든 톨킨 팬들의 로망이었습니다. 하지만 <테일즈 오브 더 샤이어: 반지의 제왕 게임(Tales of the Shire: A The Lord of the Rings Game)>은 그 꿈을 현실로 만들어주기는커녕, 오히려 실망만 안겨주는 작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25시간의 플레이를 통해 느낀 것은 따뜻함과 편안함이 아닌, 마치 죽음의 늪지를 걷는 듯한 지루함뿐이었습니다.

게임의 기본 컨셉과 스토리
테일즈 오브 더 샤이어는 동물의 숲(Animal Crossing)이나 디즈니 드림라이트 밸리(Disney Dreamlight Valley) 같은 라이프 시뮬레이션 게임의 공식을 따릅니다. 플레이어는 최근 바이워터(Bywater)로 이주한 호빗이 되어 지역 사회에 정착하면서 낡은 호빗굴을 수리하고 마을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나가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게임에는 간달프나 로지 코튼 같은 익숙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며, 바이워터가 공식적으로 마을로 인정받기 위해 이웃들의 심부름을 하게 됩니다. 스토리 자체는 단순하지만 호빗들이 사소한 일들로 다투고 말다툼하는 모습에서 나름의 재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음성 연기가 전혀 없어서 다채로운 캐릭터들이 15시간의 플레이타임 동안 완전히 조용한 것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얕은 게임플레이 메커닉의 문제점
라이프 시뮬레이션 게임의 큰 매력 중 하나는 처음에는 단순해 보이지만 플레이할수록 숨겨진 깊이를 발견하며 빠져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테일즈 오브 더 샤이어는 이런 필수 요소가 완전히 부족합니다. 대부분의 게임 메커닉이 너무 얕고 반복적이어서 몇 시간만 플레이해도 지루함을 느끼게 됩니다.
낚시와 농사의 한계
낚시는 맵의 몇 군데 장소에서만 가능하고, 항상 같은 소수의 물고기만 잡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낚싯대 업그레이드를 해제했을 때 새로운 낚시터나 다양한 어종을 기대했지만, 결국 같은 장소에서 같은 물고기만 계속 잡게 됩니다. 농사도 마찬가지로 계절이 바뀔 때마다 몇 가지 새로운 재료와 작물이 추가되지만, 그 사이의 긴 시간 동안은 지루한 반복 작업만 계속됩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작은 맵을 천천히 왔다 갔다 하며 같은 채집 아이템들을 주워 팔아야 하는데, 이렇게 해서 얻은 돈으로는 요리에 쓸 베이컨 한 조각 정도밖에 살 수 없습니다. 이런 식의 단조로운 그라인딩은 게임의 재미를 크게 떨어뜨립니다.
요리 미니게임: 유일한 희망
게임에서 그나마 괜찮은 부분은 요리 미니게임입니다. 낚시, 채집, 농사, 닭 기르기, 재료 구매 등 모든 활동이 결국 요리를 위한 수단이며, 이를 통해 다른 호빗들과 관계를 쌓아나가는 것이 주요 목표입니다.
하루에 한 번씩 이웃들을 집으로 초대해 식사를 대접할 수 있으며, 그들의 취향과 갈망을 파악해서 적절한 맛의 조합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사회적 유대감을 높이면 새로운 재료와 레시피를 얻을 수 있고, 때로는 짧은 대화를 나눌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요리 게임 자체도 처음 십여 시간 동안은 지나치게 단순합니다. 소스 팬을 해제한 후에야 다양한 양념을 넣어 맛을 조절할 수 있게 되는 등,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깊이가 추가되긴 하지만 여전히 아쉬운 수준입니다.
집 꾸미기와 커스터마이징의 한계
플레이어에게 주어지는 호빗굴은 처음에는 낡은 상태이지만, 활동을 완료하면서 점차 확장되고 개선됩니다. 닭을 기를 수 있게 되고 더 많은 농장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주요 개선사항입니다.
하지만 실내 공간에서 할 수 있는 흥미로운 일들이 많지 않습니다. 퀘스트를 완료하면서 점차 장식품들을 해제할 수 있지만 종류가 제한적이고, 선반 같은 가구들도 기능성이 전혀 없습니다. 더욱이 집의 전체적인 구조는 고정되어 있어서 개인의 취향을 표현할 여지가 거의 없습니다.
다행히 완전히 업그레이드된 집은 샤이어의 미학을 잘 살려냈고, 개인화 옵션이 많지 않더라도 호빗 판타지의 일부는 충족시켜줍니다.
심각한 기술적 문제들
테일즈 오브 더 샤이어가 더 흥미로운 게임이었다고 해도, 실행 상태가 너무 나빠서 제대로 플레이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지속적인 프레임레이트 문제, 팝인 현상, 앨리어싱, 하드 크래시 등 각종 기술적 문제들이 끊임없이 발생했습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플레이 중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크래시였습니다. 게임이 갑자기 종료되면서 30분간의 진행상황을 잃고 하루 전체를 다시 시작해야 했습니다. 특히 호빗들과 식사를 나눈 후에 크래시가 자주 발생했는데, 이는 상당한 준비 작업이 필요한 활동이기 때문에 더욱 좌절감을 안겨주었습니다. 한 번은 같은 하루를 다섯 번이나 반복해야 했을 정도입니다.
프레임레이트의 불안정성과 눈앞에 갑자기 나타나는 오브젝트들도 문제였습니다. 특히 고사양 PC에서 플레이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문제들이 발생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회화적인 아트 스타일과 상징적인 샤이어 배경이 가진 잠재력이 이런 기술적 문제들로 인해 전혀 살려지지 못했습니다.
닌텐도 스위치 버전은 더욱 심각한 상태였으며, 플레이 후반부에 나온 업데이트로 프레임레이트 문제가 약간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입니다.
총평: 놓친 기회
테일즈 오브 더 샤이어는 톨킨 팬들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줄 수 있는 놀라운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얕은 게임플레이 메커닉, 반복적이고 지루한 작업들, 심각한 기술적 문제들로 인해 25시간의 플레이타임이 마치 죽음의 늪지를 걷는 것 같은 경험이 되어버렸습니다.
유머러스한 대화와 재미있는 순간들이 간혹 있고, 요리 미니게임이 다른 활동들보다는 약간 더 깊이가 있지만, 이런 밝은 부분들은 전체적인 실망감에 묻혀버립니다. 코지 게임을 찾는 플레이어들에게는 다른 대안들을 고려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호빗이 되어 평화로운 샤이어에서 살고 싶다는 꿈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테일즈 오브 더 샤이어는 그 꿈을 실현해주지 못하는 아쉬운 작품입니다. 향후 패치를 통해 기술적 문제들이 해결되고 콘텐츠가 보강된다면 조금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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