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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박사

넷플릭스 타임슬립 로맨스 ‘아워 타임즈, 시간여행 대신 현재를 직시하는 법

by GDBS 2025.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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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멕시코에서 만들어진 시간여행 기계가 실수로 2025년으로 그들을 데려간다. 그들이 되돌아가려 애쓰는 동안, 과거보다 더 중요한 것이 눈앞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아워 타임즈(Our Times)는 대부분의 시간여행 영화들이 과거로 돌아가 실수를 바로잡는 방식과는 달리, 미래로 이동해 현재를 되돌아보는 독특한 관점을 통해 성장과 관계의 재구성을 그린다.


시작은 1966년, 조용한 천재 여성 과학자의 이야기

아워 타임즈는 멕시코의 전설적인 팝 스타 루세로(Lucero)가 연기한 노라(Nora Esquivel)라는 물리학자가 주인공이다. 그녀는 남편 헥토르(Héctor, 베니 이바라 Benny Ibarra 분)와 함께 시간여행 기계를 개발 중이다. 하지만 프로젝트는 그녀의 아이디어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녀를 단지 헥토르의 조수쯤으로 여긴다.

 

심지어 연구비를 지원하는 대학의 학장마저 저녁 식사 자리에서 그녀의 요리 실력만 칭찬할 뿐, 그녀의 의견은 무시한다. 헥토르는 이를 방관하고, 노라는 그저 웃으며 넘어간다. 이 장면은 역사 속에서 여성 과학자들이 겪어야 했던 수많은 차별을 떠올리게 만든다. DNA 구조를 발견한 공로에도 노벨상을 받지 못한 로잘린드 프랭클린(Rosalind Franklin),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했음에도 상에서 제외된 우 찬슝(Chien-Shiung Wu), 그리고 아인슈타인의 이론에 기여했을지 모르는 밀레바 마리치(Mileva Marić)의 사례가 영화의 배경에 자연스럽게 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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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으로의 점프, 그리고 시대 변화의 충격

기계의 오작동으로 인해 두 사람은 뜻밖에도 2025년 멕시코시티로 타임슬립하게 된다. 그들이 도움을 청한 곳은 과거 노라의 제자였던 줄리아(Julia, 젊은 시절: Carolina Villamil, 현재: Ofelia Medina)가 학장이 된 같은 대학. 줄리아는 존경했던 스승에게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며 그녀의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돕는다.

 

두 사람은 현재의 기술, 문화, 젠더 인식에 충격을 받는다. 스마트폰, 전동칫솔, 인터넷은 물론, 성평등 인식에까지 적응해 나가며 그들은 새로운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특히 헥토르는 점점 자신이 더 이상 중심이 아님을 깨닫고 혼란에 빠진다. 그 모습은 마치 영화 ‘바비(Barbie)’에서 켄이 겪는 존재론적 위기를 반대로 경험하는 듯한 흥미로운 전개로 그려진다.


젠더 균형, 개인의 꿈, 그리고 결혼의 의미

영화는 헥토르와 노라의 결혼 관계를 통해 개인적 성장을 향한 갈망이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다. 헥토르는 과거로 돌아가길 원하지만, 노라는 현재에 남아 자기 자신으로 살고자 한다. 서로를 진심으로 아끼고 지지하던 커플이지만, 시대의 변화는 그들의 균형을 무너뜨린다.

 

하지만 이 변화는 단지 노라의 성장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헥토르 또한 현대 사회에서 남성이 느끼는 소외감과 혼란, 그리고 ‘좋은 남편’이었던 자신이 더 이상 이상적인 모습이 아닐 수 있다는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여정을 겪는다. 다만 영화는 이 남성 서사에 깊이를 더하지 못해, 헥토르의 갈등이 종종 우스꽝스럽고 자기중심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공식 트레일러 영상

 

 

부족한 설명, 그러나 따뜻한 메시지

시간여행이라는 설정은 주로 로맨스와 감정선의 배경으로 사용된다. '타키온과 웜홀' 같은 과학적 설정은 그저 플롯을 위한 도구일 뿐, 영화는 기술보다 감정과 관계, 그리고 자기 실현에 더 집중한다. 이 점에서 영화는 '어바웃 타임(About Time)'이나 '시간 여행자의 아내(The Time Traveler’s Wife)' 같은 작품들과 유사하다.

 

노라의 손녀이자 젊은 물리학도인 알론드라(Alondra, Renata Vaca 분)는 노라에게 현대의 다양성과 자기 실현의 가치를 일깨운다. 심지어 두 사람은 섹스토이 가게를 방문해 성적 취향에 대해 토론하며 세대와 문화의 차이를 해소하려 한다. 이는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 ‘진짜 현재를 사는 법’에 대한 깨달음을 드러내는 중요한 장면 중 하나다.


결론: 과거로 돌아가는 대신 앞으로 나아가기

대부분의 시간여행 영화가 ‘과거의 실수’나 ‘되돌릴 수 없는 비극’을 바꾸려는 데 초점을 맞춘 반면, 아워 타임즈는 현재의 순간을 더 충실하게 사는 법을 이야기한다. 노라가 과거로 돌아가지 않기로 결심하는 과정은 단순한 시간적 선택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선택하는 서사로 확장된다.

 

이는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통하는 메시지다. 이미 벌어진 과거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 과거로부터 성장한 자신을 인정하고, 변화된 사회 속에서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나가는 것. 그것이 아워 타임즈가 던지는 진짜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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